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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은 김현수를 꼭 살리고 싶다

입력 : 2023-06-07 07:00:00 수정 : 2023-06-07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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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가 아웃되고 나서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처음 사제의 연을 맺었지만 애정만큼은 누구 못지않다.

 

프로야구 LG를 이끄는 염경엽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2018년 팀에 합류해 어느새 대표 스타로 떠오른 김현수에게 정비 기간을 준다. 차갑게 식은 베테랑의 방망이 때문이다.

 

김현수는 개막을 알린 4월에 타율 0.400(80타수 32안타), 17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월간 타율 1위로 4월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도 나균안(롯데)에게 영광을 내줬지만 그의 맹타만으로 LG는 함박웃음 지을 수 있었다.

 

그랬던 기세가 곤두박질친다. 5월 타율이 0.148(81타수 12안타)로 뚝 떨어졌다. 월초에는 34타석 무안타 행렬도 있었다. 가까스로 침묵은 깼지만 변곡점은 아니었다. 이번달도 16타수 1안타, 처참한 타율(0.063)에 그친다. 중심 타선에 배치돼 찬스도 많이 걸렸지만 5월 이후 득점권 타율 0.138(29타수 4안타 7타점)에 허덕인다.

 

결국 염 감독이 선택을 내렸다. 사령탑은 4일 잠실 NC전이 끝난 후 김현수와 상의 끝에 휴식기를 결정했다. 선수 본인도 납득했다. 커리어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슬럼프인 만큼 충전기를 가지며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뜻을 같이 했다.

 

LG 염경엽 감독이 선수단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김현수는 대타 출전도 없이 풀로 쉬며 준비할 시간을 준다. 이번 고척 3연전 출전은 없고 길어지면 이번주 내내도 생각 중”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사령탑은 “컨디션도 안 좋은데 대타 나간다고 해결될 게 아니다. 결정적이고 어려운 상황에 (김현수를) 더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 좋은 길을 가기 위해 시간을 주는 것이다. 시즌 초반이니까 가능한 부분”이라고 첨언했다.

 

이어 “파고들수록 구렁에 빠지는 법이다. 없는 문제점까지 찾다 보면 폼을 바꾸는 등 헤매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다가 시즌 가버린다. 선수가 실패하는 시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나와 스태프들의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선수 본인과의 공감이었다. 그는 “현수는 분명 생각을 존중해줘야 할 위치다. 만약 게임을 뛰고 싶어 하면 내가 빼버리는 것밖에 안 되지 않나. 15~20경기 전에 쉬게 해줬다면 이 정도까지 슬럼프가 안 올 수도 있지만,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했다. 현수랑은 첫 시즌이지 않나. 그래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본인도 지금은 충분히 그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하는 베테랑을 꼭 살리겠다는 스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고척=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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