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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진화하는 한의학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3-06-06 18:08:40 수정 : 2023-06-06 18: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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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지난달 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도 자력으로 우주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세계 11번째 나라가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불을 뿜으며 하늘 저편으로 사라지는 로켓의 모습을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면서 오랜만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최근 우주 SF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고화질로 재개봉한 직후라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극장에서 접한 이 고전 걸작은 1968년 제작됐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시점에서 봐도 세련된 영상미를 통해 미지의 우주를 표현하고 있었다.

영화는 인류의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초월적인 존재가 보낸 ‘모노리스’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인류는 총 3번 모노리스를 만나는데 그 때마다 인류는 발전해 나간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인간의 정신이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단계로 진화한다고 본 것에 비유한 것이다.

놀라운 점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개봉한 시점이 인류가 달에 착륙하기 1년 전이라는 것이다. 우주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던 시절임에도 영화에서 구현한 우주의 모습과 우주인들의 생활 모습은 실제 광경과 매우 비슷하다.

이후 5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우주인들과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 영화를 떠올리며 과거 사람들의 전문성과 예지력에 놀라워한다고 한다.

이는 우주공학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다. 각종 연구를 통해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효능과 결과가 새롭게 밝혀질 때마다 과거 한의사들이 어떻게 임상 경험만을 통해 이러한 치료법들을 정립할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약재인 ‘천수근’의 효능이 최근 객관적으로 규명된 일을 들 수 있다. 천수근은 탁월한 통증 억제 효과 등 여러 효능을 갖고 있지만 몸에 작용하는 기전은 그간 베일에 쌓여 있었다. 그 효과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불과 최근의 일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저널 '산화의학과 세포 수명’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황산철(FeSO₄)을 이용해 사멸을 유발한 척수세포에 천수근 성분을 처리한 결과 손상됐던 신경돌기가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기존 치료법 검증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한의 치료기술도 점차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급성 요통 완화를 위해 개발된 ‘동작침법(MSAT)’과 같은 치료법이 좋은 예다. 보통 침치료의 경우 환자에게 자침 후 안정을 취하도록 하지만 동작침법은 자침 상태에서 능동·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하는 치료로서, 요통 완화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가 세계적 통증 관련 국제학술지 ‘PAIN(통증)’에 발표된 바 있다. 이밖에 효과적인 침치료를 위한 새로운 경혈을 찾고 기존 경혈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등 다방면에서 한의학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누리호의 성공을 통해 우리나라는 미지의 영역인 우주로의 한 걸음을 내디뎠다. 한의학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형성할 수 있도록 더욱 활발한 학술연구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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