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질 출혈이 나타나는 ‘부정출혈’은 여성 건강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신호다.
과거에는 폐경 후 질 출혈로 인해 자궁내막암 등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게서 성관계 후 질 출혈, 임신 중 질 출혈의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늘었다.
남소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부정출혈은 ‘이상자궁출혈’이라고도 불리며 출혈의 양상과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말했다.

우선 ‘기능성 이상자궁출혈’은 호르몬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스트레스, 무리한 운동, 다이어트, 급격한 체중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활습관 개선과 체중 정상화,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또 ‘기질성 이상자궁출혈’은 자궁이나 난소의 구조적 이상에서 발생한다. 자궁내막·자궁경부질환,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일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빈혈, 여성불임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남소현 원장은 “특히 임신 중, 폐경 후, 성관계 후 출혈이 발생한다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진단 과정은 먼저 골반 진찰을 통해 자궁 경부와 질 내부 이상을 확인하고, 초음파 영상검사로 자궁·난소·자궁내막의 구조를 살핀다. 필요시 골반MRI를 시행해 자궁내막, 자궁경부, 자궁근육층, 골반 장기의 이상 여부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그렇다면 출혈 중인데 병원을 찾아도 될까? 여성질환의 진료 시기는 일반적으로는 생리 직후가 이상적이지만, 증상이 명확하거나 부정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정확한 원인 파악과 치료에 유리하다.
남소현 원장은 “정상 생리 외의 출혈이라면 출혈 중일 때 검사하는 것이 질환 발견에 더 유리할 수 있다”며 “검사를 미루지 말고 조기 진단과 치료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IP. 남소현 원장이 알려주는 주의해야 할 이상자궁출혈
▲성관계 후 출혈: 단순 자극 외에도 자궁경부용종, 자궁경부염증, 자궁경부이형성증, 자궁경부 악성종양의 가능성이 있다.
▲폐경 후 출혈: 건강기능식품, 호르몬제 복용 등으로 부정출혈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고, 자궁내막 두께가 4mm를 초과하면 자궁내막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임신 중 출혈: 자궁경부용종·염증 외에도 자궁 내 혈액 고임, 조산 위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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