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3일’과 여대생들의 약속이 예정된 경북 안동시 옛 안동역 앞 광장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고 글을 올린 용의자가 잡혔다.
15일 경북 안동경찰서는 인파가 몰린 옛 안동역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고등학생 A씨를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위치 추적을 통해 A씨가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 동대문경찰서와 공조해 오후 2시 25분쯤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7시 37분쯤 유튜브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는 ‘구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은 과거 KBS2 ‘다큐멘터리 3일’에 출연했던 여대생들과 PD가 만나기로 한 날이다.

2015년 방영된 ‘다큐 3일’에서 두 여대생과 촬영감독은 안동역에서 우연히 만나 인터뷰 도중 “10년 뒤, 2025년 8월 15일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나눴다.
약속의 그날이 다가오자 해당 장면은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고 KBS 역시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2025년 8월 15일 7시 48분, 안동역에서 10년 전 청춘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원본 영상을 다시 게재하며 응답에 나섰다. 촬영감독은 자신의 SNS에 “열차가 떠나고 아홉 번의 여름이 지나, 열 번째 그날이 오고 있다”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겼고, 여대생도 3년 전 유튜브 댓글을 통해 “15학번 대학생이던 저는 이제 대학원생이 됐어요. 2025년 8월 15일, 안동역에서 뵈어요”라고 남겨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마침내 약속된 날이 되자 현장에는 ‘다큐 3일’과 여대생들의 감동적인 재회를 보기 위해 시민 약 300명이 모였다. KBS 다큐팀에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진행했다. 그러나 폭발물 테러 예고글이 올라왔고 시민과 촬영팀은 급히 대피했다. 현장에는 출입금지선이 설치됐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중단됐다.
경찰은 인근 파출소와 안동경찰서 초동대응팀 및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수색했지만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KBS는 이날 촬영분을 바탕으로 22일 밤 10시 ‘다큐 3일: 어바웃 타임’이라는 제목의 특별판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난데없는 폭발물 테러 예고로 안동역에서의 이들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목이 쏠린 가운데 촬영이 불발된 KBS 다큐팀은 안동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촬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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