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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인터뷰] "노출 없어도 충분" 이해영 감독이 정한 '애마' 수위 기준

입력 : 2025-09-02 13:31:54 수정 : 2025-09-02 21: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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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뜨겁다. 시대도, 인물도, 연출도. 무엇보다 이해영 감독의 창작 태도와 시선이 뜨겁다. 누군가는 도발적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여성 연대 서사를 봤다고 환호한다. 지난달 22일 공개 이후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도 인정받았다.

 

이해영 감독은 2일 “1등이라니 감사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반응을 성실하게 보면서 기뻐도 하고 반성도 하고 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웃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의 6부작 시리즈다.

 

이 감독은 “1980년대라는 시대 자체가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매해 가장 섹시한 남녀 스타를 뽑던 때다. 그런데 1등이 된 남녀 섹스심벌을 바라보는 시선이 되게 달랐다. 예를 들어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전성기에는 미국 성조기처럼 추앙받는 존재였다. 그런데 가수 마돈나는 뭔가 음탕하고, 마녀 같고, 헤픈 이미지로 소비가 됐다”며 “같은 욕망을 대변하는데 해석이 왜 이렇게 달랐을까. 남성 섹스심볼은 전성기를 누리면 그만이었지만, 여성 섹스심볼은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애마부인(1982)이 등장했을 때 저도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애마부인이라는 인식 자체가 뭔가 야하고, 엄청난 존재였기에 이 단어만 누가 꺼내도 웃던 때였다. 그런 전설적인 영화를 통해 그 시대의 섹스심볼에 대한 감수성과 함께 녹여내면 하나의 이야기가 되지 않겠냐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라고 기획의 출발점을 밝혔다.

 

애마는 성애영화를 장려하고 활발하게 제작이 됨에도 표현의 자유는 완전히 불가능했던 당시의 모순을 다룬다. 덕분에 시대를 고발하는 블랙코미디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노출 수위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았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도 댓글에 ‘어디까지 나와?’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감독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수위에 대해 몇 달을 고민하다 답을 찾았다. 실제 애마부인을 보시면 놀랄 정도로 야하지 않다. 노출이 없다. 당시 3S 정책(스포츠·스크린·섹스)의 하나로 성애영화가 장려되지만 동시에 심의와 가위질도 엄격해 실제 성애적 표현은 거의 불가능한 시대였다”라며 “극 중 곽 감독(조현철)이 그랬던 것처럼 ‘진짜 노출과 진배없는 노출’을 궁리한 흔적만 있다. 그래서 애마부인의 노출 수위에 맞추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이하늬의 연기다. 부당함에 맞서는 인물로 변모하는 희란 역을 맡았다. 감독은 처음부터 이하늬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이 감독은 “이하늬가 아니면  안 만들려고 했다. 오트 쿠튀르(맞춤복)를 만드는 마음으로 손수 한 땀 한 땀 캐릭터를 만들었다”면서 “배우가 가진 다양한 결들을 분석하면서 다채롭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이하늬의 A부터 Z까지 써보자, 발휘하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라고 배우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애마부인의 배우 안소영이 카메오로 출연해 시청자에게 반가움과 놀라움을 준다. 이 감독은 “꼭 모시고 싶었다”라며 “자연인 안소영이 배우로 살았던 삶을 반추하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큰 영감이 됐다. 이야기 속에서 희란과 주애의 긴 여정을 마무리해 주는 느낌도 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주셨다. 제가 작가, 감독으로서 실제 그 당시를 견디고 버텨 오셨던 선배님의 제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집필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엔딩에서 터져 나온다. 이 감독은 “애마부인에서 구현됐던, 남성들의 욕망에 복종하기 위해 말을 탔던 그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어 조선총독부가 있었던 80년대 세종대로를 질주하는 걸 하고 싶었다”라며 “광화문 대로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엔딩 장면을 가장 신경 썼다. 처음 이 이야기를 출발하게 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사실 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이 모든 이야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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