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등권을 허덕이던 기억은 지운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상위 스플릿을 향해 질주한다.
역주행이다. 19일 현재 수원FC는 승점 31(8승7무11패)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강등권에 놓여 위기감을 느꼈지만, 현재는 6위까지 주어지는 파이널 A(상위 스플릿) 합류를 바라보고 있다.
분위기를 바꿨다. 시즌 초반은 암울했다. 광주FC와의 개막전 무승부(0-0)를 시작으로 7경기 연속 무승 사슬에 묶였다. 결국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지난 7월부터 달라졌다. 최근 6경기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파이널 A도 눈앞이다. 6위 광주FC(승점 35)와의 격차가 4점밖에 나지 않는다.
변곡점은 한여름 2주간의 휴식기였다. 지난달 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력을 대거 보강했다. 윌리안, 안현범, 안드리고 등을 영입했다. 특히 윌리안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합류 후 6경기서 6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부터 함께한 싸박도 기세를 끌어 올렸다. 최근 5경기서 연속으로 7골을 집어넣으며 시즌 12골을 기록했다. 득점 1위 전진우(13골·전북)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K리그1 2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이름을 올렸다.

1인1색 선수들을 하나로 모은 김은중 수원FC 감독의 리더십 덕이다. 꽃봉오리에 그쳤던 선수들을 적절하게 기용하며 꽃을 피웠다. 7월 3전 전승을 이끌며 생애 처음으로 이달의 감독상도 받았다. 세심함은 두말할 것 없다. 선수의 취향을 기억해 선물도 건넨다. 싸박은 “코코넛을 까먹으려고 하는 영상을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는데, 감독님이 그걸 보시고 깐 코코넛을 사다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한 바 있다.
분위기도, 기세도 고공 행진 중이지만 김 감독은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한다. 그는 “모든 선수가 본인이 못 뛰어도 응원한다. 같이 골 세리머니를 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러워졌다. 주장 이용의 리더십이 선수단을 잘 끌고 가는 것 같다”면서도 “(파이널 A 진입을 논하는 건) 항상 조심스럽다. (우리 팀은) 항상 위기고 매 경기가 혈투기 때문이다.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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