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만들어졌다.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의 라이트급(70.3㎏)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가 체급 역사상 최초로 타이틀 4차 방어에 성공했다.
마카체프(27승1패)는 19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인튜이트 돔에서 열린 ‘UFC 311: 마카체프 vs 모이카노’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랭킹 10위 헤나토 모이카노를 1라운드 4분 5초 만에 다스초크 서브미션으로 잠재웠다.
그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2회), 더스틴 포이리에, 모이카노를 연속으로 꺾고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라이트급은 UFC에서 가장 선수층이 두꺼운 체급으로 그 누구도 4차례 이상 방어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마카체프의 사형이자 코치인 29승무패의 ‘전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도 3차 방어 성공 후 은퇴한 바 있다. 마카체프는 또한 15연승에 성공하며 역대 UFC 최다 연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앤더슨 실바의 1위 기록(16연승)까지 이제 한 경기만 남았다.
예상대로 손쉬운 승리였다. 모이카노는 랭킹 1위 아르만 사루키안의 부상으로 경기 하루 전 대체 투입된 가운데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 타격 교환 상황에서 마카체프가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카체프는 싱글레그 테이크다운으로 모이카노를 그라운드로 데려간 뒤 다스초크로 목을 낚아챘다.
마카체프는 경기를 마친 뒤 “난 언제나 피니시를 노린다. 그냥 말뿐이 아니다. 상대가 작은 틈을 보이면 그걸로 경기를 끝낸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상대에 대해서는 “라이트급 체중을 맞출 수 있다면 누구든 상관없다”며 “나는 이 벨트가 마음에 든다. 이 벨트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옥타곤에 올라오라”고 전했다.
다음 도전자는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대회 직전 등 부상으로 UFC에 출전 불가를 통보한 도전자 사루키안은 먼 길을 돌아가게 됐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루키안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그가 바로 타이틀샷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노리고 UFC 페더급(65.8㎏)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가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내가 원하기만 하면 널 KO시킬 수 있다”며 “조만간 만나자”고 마카체프를 도발했다. 이에 마카체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나를 피니시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말했듯이 (토푸리아가) 라이트급 체중을 맞출 수 있고, 경기를 뛸 수 있단 걸 보여주면 그때 얘기하자”고 답했다.
경기 하루 전 얻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친 모이카노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말 슬프다”고 말한 그는 “이 순간을 위해 내 평생을 바쳐왔지만 1라운드 만에 항복하고 말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기회를 다시 또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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