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축구 도사’ 이재성(마인츠)이 짧은 쉼표를 찍는다.
8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재성이 오른쪽 햄스트링이 미세하게 파열돼 일주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 오는 10일 예정된 멕시코와의 평가전 출전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재성이 직접 동행 의지를 피력한 만큼 끝까지 선수단과 함께할 예정이다.
한국의 핵심 요원이다. 이재성은 지난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끝난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0의 완승을 이끌었다. 사실상 2골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18분 완벽한 침투 패스로 손흥민(LAFC)의 선제골을 도왔고, 추가골 상황에서도 손흥민에게 2대1 패스를 연결해 이동경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예상치 못한 통증으로 멈춰 섰다. 후반전 초반 상대와 부딪힌 뒤 허벅지 뒤쪽 근육을 계속 만졌다. 결국 후반 5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됐다.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센추리 클럽’을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에서 데뷔한 이재성은 미국전으로 99번째 A매치에 출전했다. 멕시코전에서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예정이었다. 최다 출전 순위도 한 계단 올라설 기회였다. 현재 최다 출전 역대 18위로, 이번 평가전서 17위 박지성(100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진 만큼 기록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도 센추리 클럽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이재성은 평가전에 앞서 소속 에이전시를 통해 “센추리 클럽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르다”면서 “언제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출전할 수 있도록 훈련마다 노력할 것이다. 이후 센추리 클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홍명보 감독의 고민도 시작된다. 2선 자원은 비교적 풍부하나 축구 도사의 면모를 자랑 중인 이재성을 제외하고 모의고사를 치러야 하는 현실은 아쉽기만 하다.
이 가운데 배준호가 주목받고 있다. 복수의 클럽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소속팀에서 물오른 기량을 자랑 중이다. 대표팀에서는 세대교체를 위한 카드 중 하나다. 당분간 ‘손톱’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배준호는 왼쪽 윙어의 바통을 이어받을 최적의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태극마크를 처음 달곤 9경기서 2골·4도움을 기록하며 빠르게 대표팀에 녹아들었다. 특히 손흥민이 없었던 지난 6윌 쿠웨이트전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도움만 2개를 올리는 등 맹활약한 바 있다.
물론 떼놓은 당상은 아니다. 배준호는 이번 멕시코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재성이 자리를 비운 지금이 타이밍이다. 배준호가 주전 자리를 꿰찰 만한 가치를 보인다면, 홍명보호에도 호재다.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길목에서 멀티 플레이어 이재성과 확실한 왼쪽 윙어 배준호를 모두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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