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가 결전을 앞두고 있다. 9, 10일 사직 한화전부터 11일 광주 KIA전, 13일 사직 SSG전까지 내로라하는 상대 팀 간판투수들이 줄줄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 4연전의 결과가 포스트시즌(PS) 명암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 8월 이후 총 29경기를 치러 7승3무19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기간 리그에서 유일하게 2할대 승률(0.269)에 머물렀다. 전반기를 3위로 마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8일 현재 6위, 승률은 간신히 0.500에 턱걸이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빛줄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지만, 이번 주 대진운도 롯데를 괴롭힌다. 9일 홈에서 열리는 한화전은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에 맞서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출격한다. 이튿날엔 올 시즌 무패 행진 중인 특급 에이스 코디 폰세를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롯데 타선에는 두 선수 모두 천적이나 다름없다. 와이스와 폰세는 올 시즌 롯데 상대로 각각 4경기(4승), 2경기(1승) 등판해 나란히 평균자책점 1.29를 써냈다.
비 소식도 관건이다. 이를 떠나 정규리그 종료가 임박한 만큼 변수가 많다. PS 진출이 확실시되는 한화는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화 벤치에서 폰세에게 휴식을 추가로 줄 경우 다음 순번으로는 KBO리그 최고의 노련함을 자랑하는 류현진이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롯데도 박세웅에 이어 좌완 알렉 감보아를 내세워 원투펀치로 맞불을 놓을 심산이다.

광주 원정길도 험난하다. KIA도 마찬가지로 올 시즌 가을야구 막차를 노리는 입장이다. 최근 외국인 투수 듀오 제임스 네일과 애덤 올러의 나흘 휴식 등판도 불사하고 있다. 이 일정대로라면 롯데와 맞붙는 11일 경기에선 올러가 마운드에 오른다.
팔꿈치 부상 후 잠시 흔들렸지만,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올러는 지난 6일 창원 NC전서 7이닝 3실점(2자책점) 호투로 반등의 신호를 켰다. 롯데는 나균안이 투입될 순서다. 이번 시즌 저조한 득점지원 불운에 시달린 그는 후반기 거인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버팀목 중 하나다.
숨 돌릴 틈이 없다. 오는 13일 사직에서 열리는 SSG전에는 김광현의 등판이 예상된다. 올 시즌 기복 있는 투구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름이다. 탄력도 붙었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통산 2000탈삼진 달성과 함께 올 시즌 8번째 승리를 빚어낸 바 있다.
이에 맞서 한 주의 마무리를 책임질 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롯데는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빈스 벨라스케즈가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화려한 빅리그 경력과 달리 합류 후 줄곧 주춤했다. 벨라스케즈가 반전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화위복이냐 낭떠러지로 추락하느냐, 운명의 한 주가 거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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