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사건 피해 직원들 대상 보복성 징계 및 해고 논란이 불거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향해 해고자들과 동료 직원들이 릴레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전남 영암 골프존카운티 영암45서 열린 KPGA 파운더스컵 기간에 맞춰 대회장 입구 초입에서 진행됐다. 첫 이틀은 해고된 B씨와 C씨가 앞장섰고, 주말에는 동료 직원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참여했다.
참여 직원들은 “해고된 직원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 부당해고가 당연시되는 순간, 협회는 이미 무너진 거랑 다름없다”며 “억울한 동료를 외면할 수 없었다. 최소한의 정의와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공론화된 직장 내 괴롭힘에서 비롯됐다. 가해 임원 징계는 8개월 뒤에야 이뤄졌으나, 피해자들은 징계위원회가 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해고·견책 처분을 받았다.
“징계 속도의 극명한 차이는 내부 반발을 불렀고, 이 같은 문제 제기를 일부 언론이 보도하자, 협회가 무리하게 기사 삭제까지 요구하면서 ‘언론 탄압’ 논란으로 번졌다”는 게 KPGA 노동조합의 설명이다.
노조 측은 “김원섭 회장은 지난해 말 대규모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불거지자 전 직원에게 공개 사과까지 했지만, 정작 피해 직원들에 대한 보호조치나 재발 방지 대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공문을 보내며 구체적인 요구를 한 뒤에야 최초 신고자에 한해 최소한의 심리 치료가 제공됐을 뿐 전수조사에서 드러난 다수 피해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해고와 징계 등 보복성 조치가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회 집행부의 불안정한 지지 기반이 문제의 뿌리라고 지적했다. 올해 3월 열린 총회에서 2025년 예산안이 1표 차로 간신히 통과되는 등 취약한 내부 기반이 드러났고, 집행부는 ‘표 관리’에 의존해 왔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가해자 A씨였다”며 “피해자 징계는 내부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경영진의 무책임한 운영에 있다. 선수와 후원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협회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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