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그린피 지적을 피하지 못하던 국내 골프장이 경기 침체 속에 수익성이 크게 둔화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15개사(대중형 6개사·회원제 9개사) 골프장의 상반기 경영 실적을 분석한 ‘국내 골프장 상반기 경영 실적 분석’ 자료를 지난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5개사 골프장의 올해 상반기 평균 매출액은 98억8300만원으로 지난해 동 기간 대비 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억9600만원으로 34.6% 급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15개사의 자료에 불과해 골프장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 추세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국내 골프장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최근 골프장 수익성이 그리고 있는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골프산업이 누렸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절정에 달했던 2021년. 당시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3.1%, 70.9%가 오르는 폭등을 기록했다. 심지어 2022년에도 전년 대비 13.0%, 15.5%가 추가로 늘어나면서 골프계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2023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이 찾아왔다. 그해 동 지표가 전년 대비 2.3%, 26.4%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각각 3.6%, 9.2%가 하락한 데 이어, 올해에는 각 지표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경영 실적 둔화 이유에 대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대기업들의 접대 수요 급감이 지적된다”며 “천정부지로 오른 국내 그린피도 영향을 끼쳤다. 높아진 비용 때문에 국내 골퍼들이 해외 원정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 골프장 기피 현상이 발생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행한 ‘2025 레저백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주중 그린피 차이는 매우 크다. 일본의 해당 수치가 2019년 6만1000원, 2021년 5만9000원, 2023년 5만3000원으로 꾸준히 하락한 반면, 한국 대중형 골프장은 동 기간 12만9000원-15만4000원-17만1000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5월 집계된 한국 대중형 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여전히 17만400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캐디피·카트비 등 반강제적으로 써야 하는 비용까지 합하면, 한 번 골프를 치는 데 필요한 금액은 더 치솟는다. 실제로 2023 한국골프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퍼들의 월평균 골프장 지출 비용은 4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각종 고가 장비, 골프웨어 구매 비용까지 감안하면, 단순 취미로 부르기 어려운 소비가 따라오는 셈이다.
물론 여전히 평균 매출액만 따져보면 ‘코로나 특수’ 이전 대비 커진 골프산업의 몸집이 완전히 줄어든 건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대중형 골프장이 2019년 대비 33.6%, 회원제 골프장이 44.6% 높은 평균 매출액을 기록했다. 거대해진 규모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뚜렷하게 느껴지는 침체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골프계의 시선이다.
서 소장은 “하반기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으로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연간 골프장 경영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특히 올여름에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됐고, 폭염·열대야 일수도 여전히 많았다. 따라서 비수기의 그린피 할인 혜택 기간이 늘어나 골프장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객력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그린피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가을부터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골프장에서 받을 수 있는 팀의 숫자가 한정돼 있다. 큰 폭의 그린피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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