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같은 일이 계속 생기고 있네요.”
‘돌멩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고대했던 순간, 프로 입단 3년 차에 팀의 얼굴로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았다. 프로야구 한화의 전반기 유일의 3할 타자(규정타석 충족 기준), 바로 문현빈의 얘기다.
대전서 나고 자란 로컬보이다. 2004년생인 문현빈은 대전유천초-온양중을 거쳐 한화 재단의 지원을 받는 북일고를 졸업한 ‘성골’이기도 하다.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으나 프로에서의 성공에는 의문 부호가 달렸다. 바로 174㎝, 야구선수로는 작은 키 때문이었다. ‘5㎝만 컸어도’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다.
하지만 구슬땀으로 편견을 이겨냈다. 힘을 키웠고, 여기에 다부진 근성까지 장착했다. 2023년 독수리 군단 합류, 1군에서 매년 100경기 이상씩(137-103경기) 소화하는 등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피땀 어린 노력 끝 달콤한 결실을 맺는 중이다. 문현빈은 한화 중심타선을 책임지며 단독 선두 수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팀의 붙박이 3번타자로 활약하며 전반기 85경기 출전, 타율 0.324(315타수 102안타) 9홈런 46타점 1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8 호성적을 썼다. 리그 안타 공동 2위 및 타율 4위에 해당할 정도다.


나아가 득점권 상황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위기에 빠진 팀을 수차례 구했다. 결승타 9개는 리그 공동 4위, 한화 팀 내 1위다.
심지어 전반기 마지막 날까지 클러치 본능을 번뜩였다. 지난 10일 대전 KIA전 9회 말 2사 만루, 상대 마무리 정해영에 맞서 10구 풀카운트 승부를 거쳐 끝내기 안타를 친 것. 신예답지 않은 강심장을 자랑한다.
압박감, 긴장감은 거리가 멀다. 문현빈은 “타점은 (팀도 그렇고) 내게도 좋은 것 아닌가. 타점 상황에 더욱 집중하는 편이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팬들께서도 너무 기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두텁다. 고향 대전에서 열린 올해 올스타전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면서 감격에 찬 순간을 만끽했다.


문현빈은 “학창시절 한밭구장(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경기를 뛰기도 했는데, 야구선수를 꿈꾼 장소”라며 “프로에 와서도 이곳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대전서 올스타전을 뛰게 됐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다. 모교(북일고)가 한화 재단 소속인 것도 그렇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의 올 시즌 약진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축이다. 매 순간 문현빈의 방망이가 팀을 웃게 했다. 거듭 “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삼성전 역전 스리런(4월5일)부터 키움전 역전 솔로포(5월9일), 그리고 이번 10일 KIA전 끝내기 안타까지 모든 게 새롭기만 하다. 야구하면서 이런 경험들은 처음이다. 전반기를 돌아보면, 내게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절반의 전환점을 돌았다. 팀의 1위를 지키는 게 최우선이다. 큰 무대를 향한 각오를 되새긴다. 문현빈은 “후반기에는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더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며 “목표는 1위를 유지하는 것이고, 정규리그 우승을 해서 꼭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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