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은 신정호 산부인과 교수(사진)가 세계 최초로 ‘단일공(SP) 로봇 천골질고정술 300례’를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천골질고정술은 골반장기 탈출증을 교정하는 수술법이다. 질과 척추 끝부분의 뼈인 천골 사이를 그물망으로 연결해 장기를 지지해 주는 고난도 수술로, 재발률이 가장 낮은 방식으로 알려졌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 방광, 직장 등의 장기들이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50대 이상 여성 10명 중 3명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하다. 배뇨장애, 질 출혈, 골반 통증,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한다. 여성이 일생에서 골반장기 탈출증으로 수술받을 확률은 약 11%다. 폐경 이후 노화로 증상이 악화되는 만큼 70대 초반에서 가장 많이 수술받는다.
하지만 수술 이후에도 3명 중 1명은 재수술을 받을 정도로 재발이 잦은 편이다. 다른 수술법들이 대부분 15~45%의 재발률을 보이는 반면, 천골질고정술의 재발률은 5% 내외다.
과거 골반장기 탈출증 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등으로 진행됐다. 이들 수술법은 절개 부위가 크거나, 수술 시간이 4~5시간으로 오래 걸리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단일공 로봇수술기로 수술하면 수술 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된다. 기존보다 마취 시간도 3분의 1로 준다. 절개 부위도 3㎝ 정도로 작아 회복도 빠르다. 좁은 골반 내부로의 접근도 용이하고, 확대된 시야를 이용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신정호 교수는 “환자 대부분이 70세 이상 고령인 만큼 수술 위험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일공 로봇수술을 적용할 경우 수술 후 반나절이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로봇수술 기업은 고대구로병원을 세계 최초로 ‘단일공 산부인과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지정했다. 신 교수로부터 수술법을 교육받기 위해 국내외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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